커 감독 자존심 내려놓고 스플래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스턴 로키츠의 9연승 질주로 인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격차가 반 경기밖에 나지 않게 되면서, MCW 코리아 기자는 워리어스가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탈락하고 로터리 픽 추첨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워리어스 선수단도 위기감을 제대로 느끼기 시작했고, 경기 초반부터 달라진 승부욕을 내비쳤다.

우선, 클레이 톰슨이 5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최근 두 경기 연속 인디애나와 미네소타에게 역전패를 당한 뒤, 스티브 커 감독은 선수 기용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가졌고, 결국 다시 한번 ‘스플래시 브라더스’를 선봉에 세운 것이다. 과거처럼 두 세트를 나눠 쓰기보다는, 핵심 전력을 선발에 집중시켜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었다.

또한 드레이먼드 그린의 거친 수비는 여전히 논란이 되지만, 팀 전체에 전투력을 불어넣는 데 있어 그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1쿼터 초반부터 그는 마이애미 히트의 노장 밀스를 거칠게 제압하며 팀의 텐션을 끌어올렸다. 다소 위험한 파울이었지만, 경기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상대 히트는 주축 선수인 지미 버틀러, 히로, 로빈슨, 케빈 러브가 모두 결장하는 전력 누수가 있었지만, 수비에서 보여준 집념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외곽 수비 압박은 워리어스를 꽤나 고전하게 만들었고, 커리는 효율은 좋았지만 출전 시간이 제한되며 1쿼터에 14분밖에 뛰지 못했다.

문제는 커리가 벤치에 있을 때 발생했다. 크리스 폴이 공격자 파울과 연이은 턴오버로 리듬을 망치며, 오히려 히트에 주도권을 넘겨주었다. 전반 종료 시점에는 워리어스가 2점 차로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전반의 열세는 팀의 전술적 변화가 실패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클레이가 선발 복귀 이후 예전 감각을 되찾으며 15점을 올렸고, 후반에는 커리가 본격적으로 공격을 주도하며 3쿼터에 스텝백 3점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폴 역시 3쿼터 들어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며 팀 공격의 리듬을 살렸다.

히트는 수비 강도가 떨어지자 공격에서도 한계를 드러냈고, 워리어스는 큰 폭의 리드를 벌리지 않고도 3쿼터에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커 감독은 이전의 역전패를 교훈 삼아, 4쿼터 초반부터 커리를 투입해 연속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워리어스는 이 경기에서 커리를 지나치게 혹사시키지 않고도 승리를 거두며, 시즌 막판 경쟁 구도에서 귀중한 한 경기를 챙겼다. 무엇보다, MCW 코리아 기자는 스티브 커 감독이 드디어 고집을 내려놓고, 선수 로테이션을 보다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워리어스가 얼마나 더 정교한 운영을 통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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