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골키퍼가 팀에 합류하면 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팬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멋진 선방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숙명이다. 하지만 MCW 코리아 기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오나나가 이제는 그 짐에 조금은 지친 듯하다고 평가했다. 시즌 초반에는 오히려 그가 바라는 바였을지 모르지만, 최근 11경기에서 무려 237개의 슈팅을 상대해야 했고 이는 경기당 평균 21.5회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이 정도면 강등권 팀의 골키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대항전을 노리는 명문 구단의 골키퍼라기엔 지나치게 바쁜 나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나나는 이 무게감을 묵묵히 감당하며 팀의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있다. MCW 코리아 그룹 분석에 따르면 맨유가 아직도 4위권 진입 가능성을 완전히 잃지 않은 건 오나나의 활약 덕분이라는 평가다.
지금은 맨유의 확고한 No.1 수문장으로 자리 잡은 오나나지만, 시즌 초만 해도 팬들의 불신이 상당했다. 그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빠르게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지금은 ‘슈팅 종결자’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4,700만 파운드를 들여 인터밀란에서 그를 데려온 선택이 옳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등장으로 가장 큰 수혜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맨유 수뇌부일지 모른다. 바로 지난 시즌 종료 후 데 헤아를 방출한 결정이 오나나의 활약 덕에 정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데 헤아는 오랜 기간 맨유의 골문을 지켜온 믿음직한 존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수가 잦아지고, 무엇보다 ‘빌드업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 철학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 그의 이별을 재촉했다.
반면, 오나나는 발기술이 뛰어나며 후방 빌드업에 최적화된 유형이다. 다만 맨유에서 그의 장점이 완전히 발휘되지 못한 건 끊임없이 바뀌는 수비진 때문이었다. 안정적인 파트너인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루크 쇼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보내야 오나나도 자신의 플레이를 완성할 수 있다. 펩 과르디올라가 “오나나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이라 극찬한 것도 그의 전방위적 능력에 대한 평가였다.
그러나 이 모든 잠재력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특히 다음 시즌에는 감독 교체 가능성도 있어, 오나나가 진정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지도 미지수다. 현재 텐 하흐 감독은 팀의 성적 부진으로 인해 입지가 흔들리고 있으며, 그의 운명은 시즌 막판 몇 경기의 결과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MCW 코리아 스포츠 기자는 “설령 텐 하흐가 팀을 떠나더라도, 오나나는 향후 감독에게 중요한 유산이 될 것”이라 평가했다. 그는 마르티네스, 메이누와 함께 맨유의 미래를 책임질 재능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편, 오나나 영입 당시 ‘왜 맨유는 자유계약으로 영입 가능한 골키퍼에게 4,700만 파운드를 썼는가’라는 의문이 뒤따랐다. 그러나 지금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명확해지고 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깊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다. 그리고 오나나는 지금, 맨유의 마지막 희망이자 변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